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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이주여성의 대모 ‘마반장’ 마리아페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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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이주여성의 대모 ‘마반장’ 마리아페
'1995년 정착, 이주여성 산후조리 음식 등 알아서 척척'

    어디선가~누군가에~무슨일이 생기면~틀림없이 나타나는 ‘괴산의 마반장’으로 통하는 필리핀 이주여성 1호 마리아페에이아바바오(50)씨.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이주여성들의 손발이 되어주고 맏언니 역할을 하는 필리핀 이주여성 마리아페씨를 만나봤다.


 


괴산 이주여성 1호…이주여성들의 맏언니 자처
    마리아페씨는 1995년 종교를 통해 남편과 결혼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고 충북 괴산군에 정착했다.
    25년 전만해도 이주여성이 많지 않았고, 특히 괴산에서는 1호 이주여성으로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계속 늘어나는 이주여성들의 ‘대모’로서 생활, 문화 등 실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을 나서서 도와주고 있다.
    현재 괴산에는 필리핀 이주여성 가정만 50가정이고, 일하러 온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중국, 베트남, 일본 등 이주여성이 해마다 늘고 있다.

    “잠깐만 집을 비워도 동생들이 ‘언니 언제와?’ 하면서 전화해요. 도움을 받는 것보다 도와주고 나면 더 기분이 좋아요.” 필리핀 이주여성들에게 그녀는 이미 ‘꼭 필요한 사람’이다.
    평소에도, 특별한 날에도 그녀를 찾고 또 찾는다. 그녀는 요리를 좋아해서 필리핀 동생들 불러서 같이 먹고, 수다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이렇게 만나다보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잠시 잊는다고….
    특히, 필리핀문화 중에 서로 생일을 챙겨주는 문화가 있어서 괴산지역 필리핀 이주여성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필리핀에서는 생일날 돼지를 잡아요. 생일은 꼭 챙겨주는데, 필리핀 이주여성들의 생일, 이주여성의 남편 생일, 자녀 생일까지 다 챙기다 보니까 자주 만나게 돼요.”
    마리아페씨는 필리핀에서 사회복지사였던 어머니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국땅이지만 어머니가 그랬듯이 이주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는 물론 임신하면 먹고 싶은 고국의 음식을 직접 해주기도 하고 과일을 사다주기도 한다.


초등학교 원어민 강사 등 봉사에 매진


    “임신하면 병원은 어디로 가야하는지, 보건소에서는 어떤 정보를 받을 수 있는지, 예방접종은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치과는 어떻게 가야하는지 알려주고 있죠. 특히 언어가 제일 어려운 부분이라 아기 낳을 때 옆에서 통역을 해주며 산파 역할도 많이 했습니다.”
    마리아페씨는 두 딸을 둔 엄마로서 임신했을 당시 고국의 음식이 매우 그리웠다고 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주여성들이 임신을 하면 먹고 싶은 메뉴를 직접 만들어 주고 필리핀에서 많이 먹던 망고 등 과일도 구해 먹이곤 한단다. 특히 임신부들은 신맛이 나는 필리핀의 국인 ‘신이강’을 많이 찾는다고 했다.
    그녀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음식이 많이 달라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단백질 위주의 식단에서 야채 위주의 식단으로 바뀐 것, 매운 것은 못 먹는데 매운 음식이 많은 것 등 한국 식단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시행착오를 이제는 적응하고 있다.
    그리고 특히 어려웠던 것은 역시 ‘언어’였다. 결혼식 이후 한국어 공부를 했지만 같은 발음에 가진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 단어와 표현들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현재 괴산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지원사로 활동하고 있는 마리아페씨는 초등학교 원어민 교사, 어린이집 내 영어강사, 초등학교 방과후 영어 교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계속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필리핀 이주여성들을 위해 아름다운 양보를 하기도 하는 마음도 착한 정말 ‘대모’라 할 수 있다. 또 괴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가정방문지도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괴산군내 초등학교에 처음으로 필리핀 이주여성이 원어민교사로 배치되도록 이끌었고, 지금은 14개 모든 학교로 확대됐다.
    2007년에는 괴산지역 이주여성 자녀들을 위한 ‘국경없는 아동센터’ 영어강사의 첫 자리를 만든뒤 이후 다른 이주여성들에게 자리를 내줬고, 2010년에는 괴산지역 어린이집 내 영어강사 자리를 처음 맡았다가 이후 필리핀 이주여성들에게 일자리를 내주었다.
    또, 초등학교 방과후 영어교사로 활동하다가 직접 여름영어캠프를 기획해 개최하기도 했다. 이외에, 2003년부터 ‘찾아가는 다문화교육 강사’로 활동중이고, 2008~2012년 괴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가정방문지도사, 2002~2005년 괴산군청 소속 관광통역안내원으로 활동했다.


 


딸들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소원


    “우리 착한 신랑 덕분에 제가 이렇게 밖에서 활동도 하고 다른 이주여성도 돕고 그러는 거죠. 너무 감사하게 생각해요.”
    많은 활동을 한 만큼 각종 상도 휩쓸었다. 2007년 괴산군이 주최하고 여성단체 느티회와 참가정 괴산지부가 공동 주관한 ‘우리들의 사랑이야기’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2009년 아시아 푸드 페스티벌에서 다문화가족요리 부문으로 금상을 받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0년 괴산 향교에서 충청북도 필리핀 여성회장의 중책을 원활히 수행하고 사회의 모범이 돼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또 같은 해 충북도에서 표창장을 수여받고 이밖에도 우수 이민여성농업인상, 충북도선관위에서 주는 참된 선거권 행사를 통한 감사장 등 수상 내역도 화려하다.
    또한 효부상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방문도 이뤄졌었다. 이렇게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이웃을 돕는 마리아페씨. 26세와 24세가 된 딸들도 올해 평생을 함께 할 반려자를 만나 교제중이다.
    “앞으로 소망이 있다면 우리 딸들도 돈 많이 버는 것보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가 잘 살아서 다른 이주여성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고 다 행복하게 산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마리아페씨는 괴산 이주여성들의 마반장, 대모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계획이다.
    “사회복지사였던 어머니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남을 돕기 시작했죠. 이제 한국은 ‘남의 나라’가 아닌 저와 남편, 제 딸들이 살아가는 ‘또 다른 조국’입니다. 우리 지역 이주여성들도 저처럼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